Jinho

김병장의 결혼

2017. 4. 17. 00:38

1.

평화로운 주말을 보내고 싶었지만

평화로울 수 없도록 예정되어있던

그런 주말이었다.



2.

김병장이 결혼했다.

두 사람이 사귄다는 이야기를 들은지

얼추 7~8년쯤 되는거 같은데

그리고 그 사이에 이런저런 문제가 있으면

나에게 토로하는 고민이 들려와

중간에서 어쩌지도 못하고 난감해하기도 했는데

이 두 사람이 결혼한다.

글루미카페, 브리즈를 통한 인연 중 첫 결혼. (일거라 예상)

덕분에 원죄로 사회를 봤다.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본다.

나로 말미암아 연결된 인연들이 존재한다거나

나도 모른 채 이래저래 영향을 미치고있는 부분이 꽤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은 다행히 이런 축복스러운 자리지만

나도 모르게 누군가를 지옥으로 밀어넣고 있는지도 모른다.

의외로 이런 생각은 꽤 두렵고 소름끼치기도 하다.

나는 그저 내 삶을 살아가는 것일 뿐인데.



3.

결혼식에 갈 요량으로

그리고 이발을 한지 시간이 꽤 지나서

미용실을 찾았다.

결혼식 사회를 본다고 하니 드라이를 정성껏 해준다.

미용사가 뿌듯해하며 말한다. "평소 드라이 잘 하고 다니시면 좋을텐데."

나는 상투적으로 답했다. "워낙 이런걸 귀찮아해서요..."


예전엔 이런 나와 맞는 누군가가 있겠지 했지만

요즘 드는 생각은 내가 변해야하는 것도 있겠다 싶다.

집에 오는 길에 셀카를 찍어보기도 한다.

너는 이런 내 모습을 보고 뭐라고 했을까.

왜 나는 아직 뷰티플러스앱을 안지우고 있었을까.



4.

덥다. 더워진다.

안그래도 안이 썩어 문들어질 지경인데

덥다. 더워진다.



5.

평화로운 주말을 보내고 싶었다.

다시 월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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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oonjin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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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소회들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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