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죽
2017. 2. 2. 12:50
어쩌면 인생은 한평생 나라는 반죽 덩어리로 이리저리 모양을 잡아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섬세하게 한부분 한부분 다듬을 때도 있지만 사정없이 패대기쳐대며 찰기를 붙여나가야할 때도 있는 법. 어찌보면 지금 겪고있는 여러가지 일들은 후자로 고된 단련의 시간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이렇게 계속 매치기만 해대면 심하게 경화되서 나중에 섬세하게 다뤄야할 부분도 손대지 못하고 굳어 떨어지는 부분들이 생길지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큰 모양새를 만들어 틀을 갖추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부분부분을 정교하게 다듬을만 적절한 찰기와 끈기가 필요한데 말이다.
게다가 이 반죽은 하나의 원료로 만들어지는것도 아니다. 관계들 속에서 끊임없는 첨가물이 추가되는데 이 또한 결국 하나의 완성체로 만들어지기 위해 섞이고 합쳐져야만한다. 지금 내가 가장 못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일지도. 섞으면서 물을 너무 부어 질어진나머지 흐지부지 영 싱겁게 되었는지, 혹은 워낙 이질적인 것이어서 툭 들러붙어 오히려 이물질처럼 작용하는 것인지조차 판단이 되지 않으니 말이다. 참으로 곤란하다.
더 쳐대고 더 섞어서 온전한 모양새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
이딴 상념들을 떨쳐내버리고 싶어서 다음주 부터 미친듯이 일하고 미친듯이 운동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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