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san Valley Rock Festival 2016 (7/24) : 혁오, 국카스텐, Biffy Clyro, Travis, Disclosure 그리고 The New Mastersounds
혁오
혁오의 공연이 시작되는 순간 하늘은 엄청난 소나기를 퍼부었다. 그리고 그때 나와 일행들은 마침 공연장으로 들어가던 참이었다. 먼저 들어간 친구들은 코인락커룸에서 비를 피했으나 좀 뒤에 있었던 나는 온몸으로 비를 맞으며 입장. 샤워하듯 얼굴을 쓸어내려야 앞을 볼 수 있는 상황에서도 들려오는 혁오의 라이브는 꽤나 매력적이었다. 서재페의 열악한 사운드와 다르게 빅탑의 훌륭한 사운드 덕분일 수도 있고, 공기를 가득메운 수분에 소리가 윤색됐을 수도 있지만 그 혼돈의 카오스 속에서도 그들의 음악이 뇌리에 아직도 박혀있는걸 보면, 그리고 그 기억으로 반추해봤을때 혁오는 잘하고 매력적인 밴드임은 분명하다.
국카스텐
지인순방을 다니던 타이밍이었다. 맥주를 주문하는 동안 하여가가 흘러나왔다는게 아쉬웠으나 사실 공연내내 지인들과 폭풍 맥주흡입을 시전하던 터라 이런 아쉬움은 다소 머쓱하다. 그래도 그 순간순간 계속 국카스텐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는건 그들의 입지와 존재감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겠다. 내 자리로 돌아와 한숨을 돌리는 시점에 라젠카가 흘러나왔다. 다시 한번 마왕이 그리워지는 순간. 그를 이렇게 위대하게 재탄생시킨 국카스텐과 음악대장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그리고 과거 그들과 인터뷰했던 즐거운 추억도 다시 한번 꺼내본다.
[인터뷰] 2010 GAP 본투락 콘서트 : 문샤이너스, 국카스텐, 킹스턴루디스카
http://gloomycafe.tistory.com/850
Biffy Clyro
이번 지산록페 진정한 헤드라이너로 선정하는 바이다. 사실 오늘 방문목적의 7할이 비피클라이로였다는 것도 있지만 그들의 라이브는 예상과 기대를 뛰어넘어 록페의 존재 이유와 가치에 가장 부합하는,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역시 최고는 방송에서도 자주 틀었던, 데뷔앨범 Only Revolutions 중 Many Of Horror.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기에 그야말로 짜릿했던 순간. 신보 Ellipsis을 중심으로 거칠게 밀어부치던 공연에서 마무리를 이렇게 지어주다니 반전매력까지 선사한다. 마지막 곡인 Opposites 앨범의 Stingin' Belle은 그야말로 화려한 피날레. 그 순간을 제대로 기록하지 못한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누군가 유튜브에 올려주겠지?
Travis
이분들이 처음 한국에 왔을땐 스탠딩으로 나가 미친듯한 떼창과 열정의 점핑으로 함께했다. 그랬던 녀석이 어느샌가 그들의 노래를 나즈막히 따라부르며 흐뭇한 미소와 함께 뒤에서 이런 영상을 찍고있다. 이제는 공연 보겠다고 종종 발걸음으로 서둘러 움직이기 보다는 지금쯤 어떤 곡을 연주하고 있으려나 하면서 천천히 느긋하게 오랜 친구를 찾아가는 방식이지만 그들은 여전히 각별하다. 어쨌거나 기회가 되면 얼굴 한번은 보러 가줘야하는 진득하면서도 깊은 관계랄까. 그나저나 신보 중에서는 앵콜로 Magnificent Time 한곡만 풀어냈다는게 좀 신기하긴했다. 나머지 트랙들은 예전 공연에서도 참 많이했던 곡들이라 품귀(?) 현상이 있을줄 알았는데 말이다. 앨범이 많은 중견밴드의 위엄일 수도 있고 이번 신보의 존재감에 대한 증거일 수도 있겠다.
Disclosure
잘하는 팀이고 이번 공연도 잘했다고 하는데 난 취기와 피곤과 끕끕함 속에서 푹 잤다. 정말 푹.
The New Mastersounds
이렇게 훌륭한 팀을 이딴 타임테이블에 올려놓지 말지 말입니다. 오늘 방문목적의 3할일 정도로 정말 보고싶었는데 아쉬움을 뒤로하고 귀가.
다른 녹화 영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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