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nho

조지아(그루지야) 여행 D+3 : 높은 곳은 위험해 & 유황온천 터키탕

2016. 6. 26. 23:00

어제먹은 카차푸리의 느끼함을 없애기 위한 신성한 신라면느님의 등장을 칭송하면서,

셋째날을 맞이하도록 한다.

어제 마켓에서 사온 달걀이 힘을 발휘할 때가 되었다.


달걀이 매우 희다. 어렸을때나 구경했던 그 달걀.


늦은 아침을 먹고

늦은 출타를 하고

그렇게 나온 목적은 오늘은 좀 높이 가보기 위해서다.


해외에서 만난 횬다이.


높이 올라가려는 지점은 바로 저기. 조지아를 굽어보고있는 조지아의 어머니 상.


멋지구리한 미용실을 끼고있는 골목을 지나


줄줄이 늘어놓고 책을 파는 노점을 지나


어제 그렇게 시끌벅적했던 골목이 언제 그랬냐는듯 조용한걸보며 피식도 한번 해보고


교회도 지나고


뭔가 요상하고 화려무쌍한 물건들을 파는 가게도 지나고


벨기에 테마 거리에서 또 다른 와인찬양 문구도 한번 보고


와인을 한번 마시긴 마셔야하는데 ㅋ


어제 라이브를 시작했던 평화의 다리를 통해서


어익후야... 밤과 다른 모습의 강변 ㅎ


저쪽으로 넘어가야 함.


왜냐하면...


케이블카를 타야하니까!


이때만해도 내가 오후에 그 삽질을 하게될줄 몰랐지...


높은 곳의 뷰는 좋지요.


이런게 바로 일타쌍피! 편하고 구경도 제대로 하고!


점점 올라갑니다.


옆도 봐주고


관광객인줄 알았는데 당당한 트빌리시 시민이었던 꼬마의 뒤통수도 한번 보고


좀 더... 좀 더...


건물들이 점점 작아집니다.


완전 작아집니다.


짠~ 올라왔음!


뭐 어찌보면 평범할 수 있지만


얼핏 보면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뒷산 같기도 하지만


걷다보면


저런 동상이 나옴


마더 오브 조지아


뒤쪽엔 울창한 삼림과 그 사이에 있는 쌩뚱맞은 건물이있는데 이곳은 트빌리시 보태니컬 가든.


앞으로 가서 볼 수는 없고 사이드에서 봐야만하는게 조금 아쉽


인증


그렇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만 보면 섭하지


높은곳에 왔다는 인증도 한번 해주고


저 앞의 부녀 사진도 찍어주는 아량을 베풀고


다시 케이블카로 이동하면....


은 훼이크다 이것들아!


케이블카를 지나쳐서


가려는 곳은


바로 여기!


세월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장엄한 곳


어제밤 저 멀리서


그 아름다움에 취해 올려다본 이곳은


나리칼라 성곽과 교회


산자락을 따라 이동하면서 높은 뷰는 계속 즐기도록 한다.


저 절벽은 자연적인걸까 인위적인걸까? 아이고 저 끝은 정말 아슬아슬.


산보를 한다는 기분으로


나리칼라 언덕에서 휙 돌아보면


교회로 들어가는 문이 있음


구두 때문에 내려오는게 힘드신가봄 ㅎ


여튼 들어왔다.


이곳 역시 세월을 느낄 수 있는 공간. 피사체가 무언가에 구속되었을 때 찍는 사람들에겐 그게 더 각인되는듯.


건물과 기암과 성곽의 절묘한 조화


사실 난 이 종교가 아니라서 큰 감흥이 있는건 아닌데


건물은 참 멋지더이다.


고지대에 있다는걸 자연이 증명해주느라 머리를 휘 날리면서 인증


종도 보이고


이제 나가봅시다. 그런데 교회 안쪽에서 금연이었는데 음료와 술은 팔고 있었다. 병맥들고 다니는 여행객들이 여럿 있었음.


이제 살살 내려가 봅시다.


케이블카 왕복피를 냈지만서도


살살 내려가면서 풍광을 더 보는게 나은 선택인거 같아

엇 그러다가 눈에 띄는 카페 발견. Carpe Diem.



주변을 둘러보며 쉬고 있는데


역시 냥이는 냥이. 아주 잠깐만 머물고 쿨하게 자기 갈길을 간다.


아래로 내려오니 어제밤 그 번화가쪽으로 빠지네.


오호... 이런 상품도 있네 ㅎ 패러글라이딩... 이번에 해볼까?


오늘은 평소 동선과 다르게 가봅시다.


이번에도 맛집을 따라~ 레반이 저 산등성이 위에 건물에 맛집이 있다고했어.


그냥 주택 같은데 고급지네?


사진으론 잘 안보이지만 미술학원.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흐아 갑자기 햇살이 왜 이리 세지냐 ㅋ


역시 오르막은 계속되고, 햇살은 뜨겁고 후우후우


대신 인적이 줄어드니 특유의 즐거운 마음이 샘솟기 시작한다. 그래 난 역시 한가한게 좋아 ㅠ


이렇게 오래된 집도 지나가고


올라가고 있는거보니 이 길이 맞겠지 뭐 (사실 저 안테나를 보고 일찍이 깨달았어야 했다...)


여튼 점점 등산코스처럼 되어가고있다


심지어 이런 길도 지나감


이것이 등산의 묘미인가... (땀을 스윽 닦으며)


허허 계단도 등장하네 (힘들어...)


여튼 다시 높은 곳으로


첨엔 헥헥대던 원래 모습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흉해서 입 다뭄.


뭐 그 건물로 들어가는 마지막 관문인가... 싶었는데 문이 닫혀있다. (응?)


이 길이 아닌가? 싶어서 돌아갔더니 엄청난 매연을 먹어야하는 굴다리가 나옴. (실컷 운동 잘하고 이게 뭔짓이냐)


알고보니. 그래. 내가 예상했던 목적지가 아니었다. 

구글지도를 찍고 네비처럼 이용해서 움직였는데 목적지 자체를 잘못 찍은거였음;;;;


으어어어어~~ 이 산이 아닌가벼!

근처에 드림 스튜디오라는 곳이 있어서 어딘가 싶어 궁금해서 갔더니 거기도 문닫음.

으어어어어~~ 여기는 도대체 어드매냐!

도저히 왔던 길을 되돌아갈 수 없어서 망연자실하게 있는데

홀연히 택시 한대가 나타났다!


으아아 차로 오면 이렇게 순식간인데! 흑흑...


운전기사님은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셨는데 물론 영어는 전혀 못하심.

하지만 세상은 참 신기하죠? 바디랭귀지로 택시비 계산까지 깔끔하게 완료 :)

그렇게 다시 숙소 쪽으로 이동.


마룬5가 바투미에서 공연을 한다고 한다. 난 모레 갈거니 보지 못하겠지만.

원래 저렇게 높이 올라간것도 맛있는거 먹으려고한거 아니겠음?

결국 난 배가 매우 고팠던 것이다.

몸은 매우 지쳐있었고.


이럴땐 해외에서 고향음식같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가는 것이다!

마침 숙소 가까운데 봐뒀던 레스토랑이 있었음.



샐러드와 파스타, 맥주와 물을 주문했다. 저 앞에 있는건 피자가 아니라 기본빵임.

난하고 비슷한 피자도우. 그런데 하나는 그냥 빵이고 다른 하나는 토마토 페이스트와 함께 구운듯!

엄청엄청 맛있음!!

생각해보니 여행 시작하고나서 뭔가 신선한걸 먹은적이 없었음. 샐러드는 그런면에서 구원.


그리고 이어지는 토마토 스파게티! 사실은 노동자들의 음식 아니겠습니까? 우걱우걱! 우워 신선하면서도 잘 조리된 풍성한 토마토 풍미가 훌륭!


사진을 올리려고보니 아이구야... 여기 상호도 몰랐네;;;

알고보니 Piano. 그런데 또 알고보니

이곳이 트빌리시 신생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꽤 주목받고있는 식당이라는것도 알게됨.

그만큼 가격도 좀 셉니다. 이렇게 다 해서 2만원 가까이 나온듯 ㅋ


후식도 주고 재떨이도 주고 :)


이렇게 이른 저녁을 먹고 근처 렌트카 업체에 들러봄.

카즈베기를 끝까지 올라가려면 4륜구동이 필요하구나...

엑센트가 60달러, 혼다 4륜구동이 70달러.

나쁜 가격은 아닌데 흠... 고민 좀 해봐야겠는데.


그때 마침 레반에게 연락이 와서 이 이야기를 했더니 자기가 그것보다 싸게 구해보겠단다.
오오 역시 레반 ㅠ


힘들고 지쳤는데 배부르게 먹었으니. 다음은 뭐 ㅎ 숙소에서 쉼.

그러면서 레반이 알려준 정보로 알아보니 확실히 저렴! 차량도 풍성하고!

온라인으로 예약했으니 이제 연락오는거 받기만하면 될듯.

월요일부터는 조지아 다른 지역으로.


그런데 그런날 있잖아.

엄청 씻고 싶은데 씻기 싫고 뭔가 막 정리하고 싶은데 정리하기 싫은.

그런 상태에서 찝찝하게 있다가 밤이 되었음.


그리고 귀차니즘의 결정체는 이걸 기억해내게 된다.

'따뜻한 땅'이라는 의미의 트빌리시! 새를 잡았는데 떨어진 곳으로 갔더니 익어있더라!

그래! 유황온천! 그리고 24시간 운영!

이참에 온천욕을 하기로함.


중심가를 지나면 바로 옆에 이런 온천탕이 있다. D+1에 도심 속 폭포로 가는길. 바로 그곳.


과연 조지아의 대중목욕탕은 어떨까 두근두근.


입구에 적혀있는 50라리. 이게 그러니까... 2만5천원돈... ㄷㄷ 뭐 이리 비싸?


입구에서 영어 잘 못하시는 아저씨가 맞이해주심. 하지만 문제될거 없다니까? 우리에겐 몸의 언어가 ㅎㅎ

스크럽 등 부가서비스를 받을건지 물어본다. 50라리도 충분히 비쌉니다. 놉놉놉~

그럼 비누거품 세신으로 준비해줄게. 50라리도 충분히 비싸다니까요. 놉놉놉~

이건 기본 서비스야... 아? 네...네!! 그런데... 세신도 해주는겁니까? 누...누가? (ㄷㄷ)

수건 필요하지? 기본으로 주는거 아닙니까? 1라리. (이런 단호박...)


그리고 안내를 받아 들어갔더니 비쌀만 하다. 개인 전용 목욕공간이었음.

친구들이랑 같이 오면 딱이겠는데! 싶었던 ㅎ

그런데 처음에 들어가면 뜨악하게된다.

먼저 진하게 밀려오는 유황냄새가 그렇고 시설을 보면 그렇고.

으아... 여기 진짜 오래됐구나;;;


입구에서 보면 이런 모습. 여기서 탈의하고 옷을 걸어둔 다음 저 욕실로 들어가는 구조. 신고 들어가라고 슬리퍼도 있고 ㅎ


왼쪽엔 목욕하다 쉬라고(?) 소파도 있고 전용 화장실도 구비.


욕탕. 그런데 바닥이 안보이는게 유황성분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선 엄청 깊다! 들어가면 내 어깨까지 차오르는 깊이! 물론 우리나라 목욕탕처럼 가장자리에 계단 및 의자역할 하는 공간이 있음.


바로 옆 샤워시설. 탕에 있다가 찬물로 한번 헹구고 다시 탕에 들어가고 ㅎ


천장엔 유황가스가 나갈 수 있도록 구멍이 뚫려있다.


여기가 바로 세신용 공간. 바닥에 뭐 깔아주는거 없다. 탕에 몸을 담그고 있는데 건장한 아저씨 한분이 허허허~ 이러며 들어옴. 먼저 엎드려서 누우면 저 경사진 곳에 볼을 부비고 있어야함. 딱딱해... ㅋㅋ


세신 시스템은 한국 대중목욕탕과 비슷하다.

대신 스크럽이 아닌만큼 엄청난 스폰지 타월에 거품을 잔뜩 내서 북북 미는 방식.

머리도 감겨줘서 온몸에 비누거품이 가득할때 쯤 양동이로 탕 안의 물을 잔뜩 퍼서 촥 뿌려줌.

사실 90년대 이후 세신사를 통해 때를 밀어본 적이 없는데 조지아 와서 해보네;;; 허허~

왠지 순간 과거 향수가 쫙~ 시설도 낡은것만큼 어릴때 동네 목욕탕 갔던 기억도 나고.


아저씨가 나가시고 한참동안 탕에서 딩굴딩굴하고 놈.

잠시 나와서 식히면서 담배도 한대 피고, 샤워기와 탕을 오가며 제대로.

혼자 있으니 편하긴 편한데 뭐랄까... 사람 구경하는 재미는 없더라 ㅎ

목욕을 마치고 몸을 닦는데 뭔가 맨질맨질한 느낌적 느낌.


밖으로 나왔다. 아이 개운해~


이렇게 덤으로 폭포가는 길 야경도 접수


이제 슬슬 숙소로 가야지.


내가 저 높은 곳을 바라보고 향하느라 오늘 목욕도 하는구나


그렇게 유황온천을 뒤로하고...






목욕 끝나면 바나나 우유를 마셔야하는데 없으니 딸기 아이스크림으로.


마더오브조지아님, 덕분에 오늘 깔끔하게 하루 마무리 하는군요.


이렇게 세번째날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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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oonjin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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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소회들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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