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그루지야) 여행 D+6 : 시련과 고난의 컴백 (6/28)
날이 밝았다. 좀 바지런히 움직이면 Vardzia를 찍고 트빌리시로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음.
짐들을 주섬주섬 챙겨서 우선 체크아웃.
진한 커피 한잔이 필요하기도했고 낮 풍광도 감상할겸 우선 걷기 시작.
바투미의 오전은 평온
카지노의 도시인데 그런 조명은 낮에 어디서도 볼 수 없다.
정감있는 아저씨. 이런 체형을 굉장히 흔하게 만나볼 수 있음.
온갖 상점들 속에서 버티고있는 가정집인듯 ㅎ 홍대가 문득 떠올랐다.
멋진 카피다. 나중에 나도 써먹어보고싶네 ㅎ
역시나 보기힘든 집
바투미는 오늘도 흐림
핑키핑키 스트릿
우연히 찍힌 사진인듯 ㅎ
사람많던 광장도 한산해짐
어제 내린 비 때문에 종업원들이 테이블을 정비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한가한가
그런데 커피집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았고 ㅠ 슈퍼에 들러서 큰 탄산수 한통을 사들고 그냥 출발하기로. 바투미는 습하고 덥다.
출발
잘 있어라~ 나는 사실 너네 쪽으로 좀 가고 싶었는데 쉽지가 않네 ㅋ
오늘도 역시 부지런해야
차 렌트값을 뽑아내지
라는 세속적인 생각과 함께
하루 경험해봤다고 내 운전스타일도 현지화 되어...버렸.... 쿨럭....
구름이 껴줘서 어제처럼 고생하진 않았다. 바람이 시원시원,
중간에 비도 오고
뭐 개기도 하고
소떼들 ㅋㅋ
좌우로 아주... ㅎㅎ 내가 이따가 먹을.... ㅋㅋ
이쪽 사이드엔 이런 풍광이 있었군. 잠시 정차.
이렇게 열심히 달리다가...
또 다른 히치하이커를 만남.
사실 다니다보면 히치하이킹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데
내 나름의 원칙?은 큰! 매우 큰 배낭을 메고 있을것.
진정한 여행자에게 진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히치하이킹은.
멀대같은 청년 하나가 이따시만한 배낭을 매고 있길래 멈춰 섰음.
마침 목적지도 트빌리시.
내가 바드지아 들렀다가 가서 꽤 돌아갈텐데 괜찮겠어? 라고 했더니... 못알아들음;;;
영어를 잘 못하던 이 친구는 보리스. (러시아, 20세, 배낭여행족) 영화에서 나오는 러시아 영어... 구라 아님.
이렇게 저렇게 의사소통을 하면서 뭐 어차피 그쪽으로 여행중이라 전혀 상관없다고 함.
내년 10월에 집인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갈 계획으로 여행 중이라는 실로 대단한 친구.
굉장히 멋지지 않은가.
고리의 스탈린 박물관도 입장료 10라리가 비싸서 못들어갔다고 하는데 오히려 내겐 정말 멋져보였다.
이런 여행이 가능할 수 있었던건 역시... 모든 대륙이 연결되어있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 입장에선 최소 비행기표값이라도 있어야 밖으로 다닐 수 있는 반면에
이들은... 그냥 가면 되는거다. 그들을 가로막는건 오직 비자 뿐.
뭔가 살짝 억울한 기분이 올라오기도하고 우리가 얼마나 고립되어있는지 다시 한번 실감.
그런데 시간을 계산해보니 바드지아를 들렀다가 가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
어제 피곤함 때문에 늦잠을 자기도 했고
이 경치 저 경치 보느라 느긋한 주행을 하기도했고
여전히 피곤하고 배고프고... 에어컨은 안나오니 여전히 덥고....
해서 그냥 바로 트빌리시로 들어가기로 함.
또 다시 가면되지 뭐~
가자 그냥 바로 트빌리시로. 에이구야 이러니 내 맘도 차라리 편하다!
보리스와 이런저런 이야기 하느라, 그리고 이왕 가기로한거 빨리 가고 싶어서 스피드업!
때문에 사진은 없다. 그리고 그렇게 휘리리릭 트빌리시로 입성.
도심지로 들어가기전에 까르푸가 있었는데 보리스가 잠깐! 나 저기 가야해! 라고 해서
어차피 주유소로 들어가야해서 멈춰섰음.
사실 트빌리시로 들어가면 멋지고 기특하기도해서 내가 밥 한끼 사줄라고 했는데...
심지어 오늘 어디서 자냐고 물어봤더니 공원에서 잔다고;;; 뭐 그냥 그게 일상인듯 보였다 ㅋㅋ
까르푸로 들어가야한다고하니 뭐... 여기서 바이바이~
창문을 계속 열고 5시간 이상을 달리면 머리가 저렇게 자동 드라이된다 ㅋㅋㅋ
돌아와서 우선 씻고 옷을 갈아입고 차를 반납하러 감.
그런데... 와... 이거 끝까지 고난이네...
차 체크하다가 보니 범퍼 왼쪽이 살짝 들려있고 문쪽에 스크래치가 나있다.
아놔... 이건 주차된 상태에서 누가 긁고 지나간 각이 분명 ㅠ
의심지는 어제 수도관 터졌을때 그 공사현장의 만행이었거나
바투미 그 좁은 골목길 주차장에서 벌어진 일일텐데
이거야 원... 이걸 도무지 알 길이 없으니 ㅠ
정말 억울하고 억울하다!
한국에서도 트럭이 확 들어와서 긁고 가더니 이젠 해외에서마저 막 긁히고 그러냐 ㅠ
아오 속상해 ㅠ
보증금으로 걸어둔 200달러 중 우선 100달러를 돌려받고,
차 수리를 진행하고나서 금액이 더 나올경우 청구하게될거라는 렌트카 직원의 설명...
하아... 이거 진짜 지랄맞네 ㅠ
그래도... 보험이 있으니 아무리 날려도 200달러다. 에라이... 똥 밟았다 치자.
내가 복작이는 도시로 여행하러 간게 잘못이지...ㅠ
무엇보다 우선 나는 지금... 배가 고프다.
고기가 엄청 땡겼다.
그래서 훌훌 털고 바로 출발.
100% 조지아 소고기로만 운영된다는 올가니크로 왔다. 7시가 넘었는데 한산하네? 우선 에어컨이 나오는 내부로 자리잡음.
특제 아이스티가 있는데 마시겠냐며 취향저격... 그래 내가 더워 보이기는 했나보다 ㅋㅋ 바로 오케이. 아아 시원해~
그리고....
허허허허허헣ㅎ허허허헣허허허
이게 맛없으면 이상하지.
행복했다.
고기를 한조각 썰고 소금 후추 살짝 뿌리고 한입, 와인 홀짝.
고기를 한조각 썰고 특제소스에 찍어서 한입, 와인 홀짝.
샐러드 살짝 곁들이고 식당에서 직접 굽고있다는 빵 한입, 아이스티 홀짝.
아아... 좋구나... ㅠ
이 소스엔 고수가 들어있다... 난 원래 고수 못먹었는데 이렇게 만들어놓으니 너무 맛있잖아?
나 이렇게 고수에 입덕하는겁니까?
와인은 유럽쪽에 가깝고 밸런스가 괜찮다는 와인을 추천받았음. 맛있는데 평범평범.
뭐 많이 마셔본 그 맛. 이름은 Svetia 였나? 기억이 정확하게 안남 ㅋ
다 먹었는데... 오늘 첫끼 이기도하고... 피곤과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있기도 했고...
무엇보다 고기가 부족하다! 메뉴판 주세요!
이번엔... 주방장 추천 립아이 버거를 주문하겠어요!
아이스티 맛있어하니 좋네요~ 이것 말고도 괜찮은 쥬스가 있는데 어때요?
아뇨, 차라리 와인을 한잔 더 하겠어요.
와우 좋은 선택이에요. 그럼 이번에도 추천을 하나 해드릴까요? 와인카드 가져올게요!
이렇게 조금씩 더 조지아를 느끼게 될거에요. 원래 조지아 와인이 탄닌이 좀 더 세거든요.
한번 도전해 도전해 보시겠어요? 물론이죠!
그렇게 Orga 라는 와인을 주문.
기분이 좋아지고 있어... ㅎ
두번째 코스를 진행하도록 한다!
으아아ㅏ아아아아아ㅏㅇ아ㅏ.... 이게 진짜 졸맛 ㅠ
괜히 주방장 특선이 아니었다.
후아.... 먹으면서 정말 감탄에 감탄을 금치 못했음. 나 방금 안심스테이크 먹고난 다음인데 ㅠ
이거 조만한 한번 더 먹으러 갈듯...
와인도 이게... 와... 조지아 와인이 왜 좋다고 하는지 알겠음.
이게 단순히 떫은맛이 아니라 기분좋게 목구멍을 탁탁 치는 느낌이 굉장히 좋다.
강렬한데... 나쁘지 않아! 오히려 좋아!
결국 감자는 다 못먹고 남김. (아까워... ㅠ)
엄청 배부른 상태에서 후식으로 커피를 주문하고 담배 이야기를 했더니 바깥 테이블에 세팅해줌.
예약석이지만 난 그냥 앉아서 이용하면 된다고... ㅎㅎ 후식만 남았으니 뭐 ㅎㅎ
저으기 간판에 100% Georgian Beef 라는 표기가 보인다. 이 식당명은 Organique Josper Bar.
우선 남은 와인을 마시며 여유롭게 주변을 돌아봄. 아아... 사람 사는거 별거 없는데 그치? 라며... ㅎ
커피 홀짝이며 배를 문질문질하며 앉아있는데 옆 테이블에 영어를 사용하는 4명이 자리를 잡았다.
그들이 메뉴를 고민하고 있길래 이 배부르고 여유로운 남자는 오지랖을 펼쳐서
내가 두번째 먹은 립아이 버거를 추천해줌.
결국 한명이 나에게 낚여서 주문했는데! 종업원 왈 아쉽게도 이분이(나) 드신게 마지막이었어요....
으아아아 다 같이 빵 터짐 ㅋㅋㅋ 우와 나 행운아 드립 치다가 서로 인사하고 바이바이.
마무리가 괜찮은 오늘이었어...
그리고 숙소로 들어와 바로 기절.
그리고...
D+7에 그는 숙소에서 나오는 일은 없었다고 한다...
(먼산)
- 혹시 모르는 사람이 있을거 같아서... 고독한 미식가라는 일드에서 주인공인 고로가 매 회차마다 말하는 대사 입니다. 배가... 고파졌다. はらへった 파생표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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